입춘 지나 새해를 맞았습니다.


아직 여전히 춥지만 봄을 생각합니다.

아직 여전히 싸우고 있지만

결국 다가올 새로운 날을 생각합니다.


저 높은 건물 옥상 전광판 위에서

집권여당 당사 앞 여의도 아스팔트 바닥에서

해고로 얼룩진 시내버스 차고지 길목에서

꿋꿋이 삶을 이어온 동네 골목 가게에서

쫓기고 빼앗기는 계절을 끝내기 위한 삶을 잊지 않습니다.

기억하고 곁에 함께 섭니다.


명절과 함께 연휴가 끝났습니다.

이제 대보름을 향해 달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해와 함께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웁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희망이고 미래임을 다시 확인합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희망의 끈을 잡고 함께 따뜻한 계절을 맞이합시다.


우리,


새해에도 서로에게 복이 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촌 에서 수십년 삶을 일궈 온 파리바게뜨‬ 효자점과 ‎인영사‬ 세탁소는 맘 편히 장사하라는 이웃집 건물주에 의해 쫓겨날 수도 있다는 상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강제집행을 위해 새벽 5시부터 용역들이 대기했습니다.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맘상모‬ 회원들과 ‎노동당‬ 당원들은 밤새 가게를 지켰습니다.



몸으로 밀어내고, 사지를 들어내는 용역들에 맞서 끈질기게 싸웠지만 용역 안에 있는 사람들에 아랑곳없이 망치로 벽과 창을 부수고 들이닥쳤습니다. 벽을 내리치는 망치에 노동당원은 들것에 실려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버티고 버텼습니다. 이렇게 수십년 지켜온 삶터, 가족 모두의 생계가 걸려있는 생존의 보루에서 맨손 맨몸으로 쫓겨나갈 수는 없다는 각오로, 여기서 물러서면 끊임없이 쫓겨나고 밀려날 수 밖에 없음을 아는 이웃들의 연대로 함께 동트는 하늘을 맞았습니다.



집행관도 더 이상 어렵다 하고 용역들도 더 이상은 무리하고 하는데 강제집행을 맡겨놓고 부산에 내려갔다는 건물주는 계속 '강제집행! 강제집행! 강제집행!'을 외쳤다 합니다.



결국 5시간이 넘는 밀고 밀리는 싸움 끝에 건물주는 협상에 임했고 긴장감이 팽팽하던 현장은 순간 물과 먹을 것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건물주는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쫓아낸다도 했다 합니다. 하지만 건물주도 그 자녀들도 현장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당벌이 용역들과 연대의 끈으로 단단히 엮인 당원들이 서로 대치했습니다.


부만 가진 것이 아니라 뻔뻔함도 가졌습니다. 부만 가질 게 아니라 염치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되찾는 협상은 아니어도 타협을 이뤘고, 쫓겨나지 않기 위한 싸움은 삶의 종자를 지켜냈습니다.



그 동안 땀 흘리는 사람들이 늘 양보해왔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늘 잃고 빼앗겼습니다. 가진 이들은 늘 양보받았고 땀으로 일군 풍요를 독차지했습니다.


이제 더는 빼앗기지 맙시다. 더는 쫓겨나지 맙시다. 정당한 몫을 당당하게 찾읍시다. 삶을 되찾읍시다.


노동당이 함께합니다.


* [서울시당 논평] 서촌 '상가임차인 약탈', 다시 시작된 야만의 강제집행을 규탄한다



http://seoul.laborparty.kr/925

요즘 국회 안에 있는 분들이 탈당이다 뭐다 하면서 '제3지대'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양입니다만, 그와 무관하게 종로 인사동길에 있는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제목도 '제3지대 The Third Zone'입니다.


갑자기 전시 소개를 하게 된 이유는 이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조습 작가의 작품 중에 제가 모델로 출연한 작품이 몇 작품 있기 때문입니다. 이한열 열사의 사진을 모티브로 한 조습 작가의 2002년작 <습이를 살려내라>부터였으니 올해까지 15년입니다.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분장 탓인지 어린 딸은 아직 사진 속에 있는 아빠를 못알아보네요.


전시 제목으로 '제3지대'의 의미도 따로 있는 것이겠지만, 국회 안에서 보수정당이 티격태격 하는 것을 국회 밖에서 바라만 봐야 하는 원외정당 노동당​이 지금 서 있는 곳도 어찌보면 '제3지대'가 아닌가 합니다.


전시가 이번 일요일인 1월 24일까지이니 전시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인사동 전시를 마친 후에는 2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경기도 미술관에서 전시가 이어집니다.


마침 전시기간에 근처로 걸음하시게 되거든 한 번 들러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조습, <쾌지나칭칭나네>, 피그먼트 프린트, 2013



조습, <쾌지나칭칭나네>, 피그먼트 프린트, 2013, 부분




조습, <물고기>, <수박>, <달빛>, 피그먼트 프린트, 2013







조습, <습이를 살려내라>,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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