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3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7.1.16. - 티브로드(서울)


http://ch4.tbroad.com/content/view?parent_no=24&content_no=54&p_no=22373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2013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이 수입 금지 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물질이 태평양으로 태평양으로 흘러나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바다에서 나고 자란 수산물을 수입한다는 것은 방사능 오염물질을 수입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겁니다. 게다가 매일 밥상에 오르는 식품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면 더더욱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우리 모두의 건강과 방사능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치였습니다. 원전 폭발 시점을 생각하면 좀 더 빠르게 조치되지 않은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2015년, 한일복교 5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개선을 빌미로 정부는 위안부 협상과 함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꺼내들었습니다. 인접국가인 중국, 대만, 모두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만이 방사능 오염 수산물의 수입을 재개하려는 모양새였습니다. 역사와 국민 건강 모두를 내어주는 협상에 정부가 앞장 서서 나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국방사능안전급식활동연대의 일본산수산물수입재개반대 기자회견 퍼포먼스 2015년 5월 21일 / CC 김한울



국회에서의 탄핵 결의안 통과로 헌법재판소의 인용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물러나면 더 이상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 직무정지 상태에 있음에도 신문지면을 보면 여전히 불안합니다.



[세상읽기]일본에 검역주권조차 양보할 것인가 - 2017년 1월 39일

2017년 새해가 되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의 정부는 여태껏 현지 조사 결과 보고서조차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역이 큰 위기에 처했다. 현지 조사를 담당한 전문가위원회가 애초 현지 조사에서 계획했던 후쿠시마 심층수와 해저토 조사를 포기한 사실은 뒤늦게 법정에서 드러났다. 조사를 담당하던 전문가위원회는 2015년 6월5일 13차 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해 버렸다. 그리고 일본 정부가 여전히 방사능 오염수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모니터하지도 않고 조사하지도 않았다. 작년 6월에도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차단 동토벽에 구멍이 생긴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한국의 체계적 조사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수입 수산물이 부지불식 간에 밥상에 오르기 쉬운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급식에서 여전히 수입되고 있는 일본산 수산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지키는 것과 함께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가 사용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합니다.


서울방사능안전급식연대에서는 학교급식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방사능 오염이 후쿠시마에서 일본 전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일본산 식품 전체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 서명 부탁드립니다.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과 일본산 식품 수입금지를 위한 1만인 서명

일본산 수산물 및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라!

학교급식에 정밀검사의 체계를 확대하라!

방사능 위험이 있는 식재료는 단계적으로 식단에서 제외하라!

학교에서 방사능 안전교육을 실시하라!

서명 부탁드립니다. ▲



직접 서명은 물론 많은 분들이 서명하실 수 있도록 가입되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널리 알려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방사능안전급식조례를 제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종로에서는 방사능 안전과 관련된 조례가 없습니다. 학교 등 각 기관의 급식실에서 별도로 신경을 쓰지 않고서는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이고, 각 기관 별로 안전을 위한 조치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일입니다.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기 전에 종로구 차원에서는 구 조례를 통해서 하루 빨리 방사능 안전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일본산 수산물 뿐만이 아닙니다. 바다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는 곧장 태평양으로 이어집니다. 해류는 북아메리카대륙 해안에 닿았다가 멕시코만류를 타고 돌아옵니다. 북태평양과 그에 인접한 바다 전체에서 어느 곳이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0년간 후쿠시마 누출 세슘137로 인한 태평양 방사능 오염 시뮬레이션


더구나 일본에서는 후쿠시마의 오염토가 전국으로 실어날라 희석시키거나 일본 내 원산지 표기를 뭉뚱그려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섞어 파는 등의 일이 횡행하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이런 탓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뿐만 아니라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에 대한 방사능 안전 관리 또한 절실합니다. 아직 아무런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지금으로써는 각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을 지도 모르는 식재료가 배달되고 조리되고 있을 위험성이 높습니다.



종로구 내 급식 식재료 원산지 표시 / CC 김한울


종로에서도 하루 빨리 방사능 안전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분들과 함께 뜻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창의문(彰義門) / CC 김한울


창의문은 서울성곽의 모든 문 중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문입니다. 도읍을 정한 후에 세워져 영조 때인 1741년과 해방 후 1956년에 보수했습니다. 본래 이름인 창의문 외에도 장의동문(藏義洞門), 장의문(壯義門), 자하문(紫霞門)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군사나 왕실의 출입 외에는 닫혀있어 통행이 많지 않았으나 광해군이 폐위되던 인조반정 때에 반정군이 진입한 문이라서 정치적으로 의미가 컸다고 합니다. 창의문 문루 안에 들어가면 여러 이름이 작호(爵號)와 함께 쓰여진 현판이 있는데, 바로 이 때에 공을 세운 공신들입니다. 다만, 인조반정 직후 이괄의 난으로 공신에서 제외된 이들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영조 때에는 인조반정의 반정군을 의군(義軍)이라 했다고 합니다. 공신의 이름을 적은 현판은 현판 중에 가장 격이 높은 사변형(四邊形, 테두리와 봉이 달려있는 형식)으로 제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조선시대에 창의문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곽의 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참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항간에는 일제시대 때 문의 격을 낮추기 위해서 흥인지문(興仁之門)을 동대문(東大門)으로, 숭례문(崇禮門)을 남대문(南大門)으로 부르게 했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전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펼쳐보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축성역글, 방정부(築城役訖, 放丁夫, 성 쌓는 일이 끝나자 인부들을 돌려 보내다) - 태조 5년(1396년) 

正東曰興仁門, 俗稱東大門。 ... 正南曰崇禮門, 俗稱南大門。

정동(正東)은 흥인문(興仁門), 속칭 동대문(東大門)이다. .. 정남(正南)은 숭례문(崇禮門), 속칭 남대문(南大門)이다.


일제 시기가 엄혹하였다고는 하지만 사실과 다른 낭설로 오히려 옛부터 전하던 고유의 것을 잘못됐다고 하거나 없애려 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띱니다. 좀 더 정확히 살펴서 구분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이런 낭설로 꺼림칙했던 분들은 이제 동대문을 동대문이라, 남대문을 남대문이라 맘편히 불러도 좋겠습니다.



창의문 문루의 '개해거의정 사공신(인조반정 공신)' 현판 / CC 김한울


현판에 적힌 글의 전문을 옮겨적어 봤습니다.



癸亥擧義靖 社功臣

개해거의정 사공신


一等

일등


昇平府院君 金瑬

승평부원군 김류


延平府院君 李貴

연평부원군 이귀


平城府院君 申景禛

평성부원군 신경진


完豊府院君 李曙

원풍부원군 이서


完城府院君 崔鳴吉

완성부원군 최명길


綾城府院君 具宏

능성부원군 구굉


靑雲君 沈命世

청운군 심명세


二等

이등


順興君 金慶徵

순흥군 김경징


東城君 申景禋

동성군 신경인


靑興君 李重老

청흥군 이중노


延陽府院君 李時白

연양부원군 이시백


新豊府院君 張維

신풍부원군 장유


原平府院君 元斗杓

원평부원군 원두표


咸陵府院君 李澥

함릉부원군 이해


東平君 申景裕

동평군 신경유


順原君 朴孝立

순원군 박효립


玉山君 張暾

옥산군 장돈


綾川府院君 具仁垕

능천부원군 구인후


德昌君 張紳

덕창군 장신


三等

삼등


啇原君 朴惟明

상원군 박유명


西原君 韓嶠

서원군 한교


鎭南君 宋英望

진남군 송영망


咸寧君 李沅

함녕군 이항


完川君 崔來吉

완주군 최래길


靈原君 申景槙(植)

영원군 신경식


綾豊府院君 具仁塈(墍)

능풍부원군 구인기


豐(豊)安君 趙潝

풍원군 조흡


完南府院君 李厚源

완남부원군 이후원


南陽君 洪振道

남양군 홍진도


原溪君 元裕男

원계군 원유남


月城君 金元亮

월성군 김원량


平興君 申埈

평흥군 신준


武平君 盧守元

무평군 노수원


杞平君 俞(兪)伯曾

기평군 유백증


錦洲君 朴炡

금주군 박정


益寧府院君 洪瑞鳳

익녕부원군 홍서봉


韓川君 李義培

한천군 이의배


完溪君 李起築

완계군 이기축


完興君 李元榮

완흥군 이원영


壺山君 宋時範

호산군 송시범


晉平君 姜得

진평군 강득


益豊君 洪孝孫

익풍군 홍효손


靑川君 柳舜翼

청천군 유순익


西城君 韓汝復

서성군 한여복


南昌君 洪振文

남창군 홍진문


晉川君 柳䪷

진천군 유구


 


* 참조_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역대인물정보시스템] 정사공신(靖社功臣)

* 현판에 적힌 글씨의 자체(字體)를 최대한 따라 표기하느라 참조의 자료와 다른 글자는 참조의 자료에 있는 한자를 괄호 안에 적어넣었습니다.


창의문로는 청와대 근처 효자로에서 창의문을 지나 자하문로로 이어집니다. 이 길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조선시대에는 인조반정에서, 또 현대사에서는 일명 김신조 사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길입니다.



창의문로 구간 / 다음지도


자하문터널 개통으로 교통량이 줄고 한양도성 바로 옆에 있던 청운아파트도 도시경관의 문제로 철거 후 공원화되고 나서는 한층 한적한 길이 되었지만, 2007년 북악산 등산로 개방과 부암동의 유명세로 방문객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시내 한가운데서 조금 비껴 인왕산과 북악산이 풍경을 이루며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 덕분이겠습니다.


지금, 이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길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관광버스 주차문제입니다.


창의문로의 관광버스 주차행렬 - 2015년 4월 2일 / CC 한울






시작은 2011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 서울과 함께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 1200만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대부분 패키지 여행으로 오는 관광객이 급증하며 도심부의 관광버스 통행량도 덩달아 껑충 뜁니다. 이미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하자니 주차하기 바쁘게 다시 관광객을 태우러 가아하니 주차장 이용률도 높지 않았습니다. 버스가 서면 단체로 내리고 다시 버스에 오르는 관광이니 불법주정차를 피하기 위해 관광버스는 하릴없이 시내 도로를 주행해서 시내 교통난은 가중됩니다.



세종로를 차지한 관광버스 행렬 - 2015년 4월 8일 / CC 김한울



이러한 가운데 대안으로 나온 것이 도심부 내의 도로변을 아예 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불법주정차 단속을 피하느라 교통난을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교통량을 되도록 줄여보자는 취지였을 것입니다.


[서울경제] 경복궁 주변 불법주정차 관광버스 집중단속 - 2011년 9월 26일

대책에 따르면 시는 경복궁 주변에 주차장 안내팀을 배치해 이 일대에 주정차된 관광버스를 적성동·신문로 노외와 사직로·청와대·창의문로 노상 등 주변 주차장 5곳(116면)으로 분산 주차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대한뉴스] 텅 빈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 꽉 막힌 주변도로! - 2011년 11월 17일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을 두고도 도로변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관광버스 기사에게 묻자, 경복궁 관광객들은 30분이면 다 보고 나오기 때문에 적선동까지 가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인근 면세점 주변에서 차를 대고 있는 관광버스 기사 역시 불법인 걸 알지만 시간을 맞추려면 일부러 떨어져 있는 전용주차장까지 가서 주차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시의 관광버스 주차 안내 현수막 / CC 김한울



하지만 관광버스는 늘고 주차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서울경기케이블TV] 학생 안전 위협하는 관광버스 …근본 대책 없어 - 2016년 10월 18일



횡단보도나 골목길 주변에 대형 관광버스가 주차되어 있으면 길에 합류하는 차량이나 보행자와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 서로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구간을 정해서 노상주차장을 운영한다지만 노상주차장까지 찾아왔는데 주차공간이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불법주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청운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창의문로를 이용하는 보행자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문제를 겪으며 교통안전 위협을 피부로 느끼고 상황입니다. 이는 창의문로 뿐만 아니라 다른 노상주차장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서울시에서 서울시관광협회에 협조요청을 한 내용을 통해서 창의문로 노상주차장의 문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관광협회] 관광버스 시간제 주차허용구간 관련 안내 - 2015년 3월 11일



왕복 6차선 이상인 자하문로에서도 한 번에 유턴을 하지 못하는 대형 관광버스 - 2013년 5월 6일 / CC 김한울



게다가 정차 중인 관광버스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미세먼지까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시동 켠 경유버스옆 초미세먼지, 10m밖까지 최대 3배 - 2016년 6월 8일

이날 오후 2시 관광객 전세 버스가 많이 몰리는 광화문 사거리 면세점 인근 도로에 전세 버스 여섯 대가 주·정차 중이었다. 공회전 중인 전세 버스 바로 뒤에서 측정기를 켜자 PM2.5 농도가 180~260㎍ 사이를 오르내렸다. WHO 기준보다 7~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측정기는 한 자리에서 최소 5분 이상 측정해야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배기구 뒤에 5분 넘게 서 있었더니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기사에 나오는 초미세먼지 수치가 어느정도로 심각한 지 알아보기 위해 경보발령 기준과 예보 기준을 참고해보겠습니다.




미세먼지농도별 예보기준




초 미세먼지 경보발령 및 해제 기준



관광버스가 주정차된 도로변에서 10m 이내에선 최소 '주의보 예비단계' 수준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측정된 셈이고, 예보기준에서도 '장시간 실외 활동 가급적 자제' 수준으로 확인됩니다.


특히 집회나 시위가 있는 경우,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의 경우에도 청와대 주변으로 경찰버스로 차벽을 둘러싸는 경우가 흔합니다. 겨울이면 난방 때문에, 여름이면 냉방 때문에 시동을 켜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경찰버스와 관광버스가 한꺼번에 도로에 나오면 그 불편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경찰버스 차벽과 관광버스로 두 차선이 꽉 막힌 자하문로 - 2014년 6월 28일 / CC 김한울




경찰버스가 모자라 일반 버스를 빌려 도로변에서 승하차하는 경찰 - 2014년 5월 17일 / CC 김한울



도로변 관광버스 주차로 인해 보행자와 차량 승차자 모두 답답한 차벽에 풍경을 빼앗겨 버리는 것은 도시미관의 문제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바라는 '걷고싶은 도시'가 인도 한켠이 버스 차벽으로 꽉 막힌 도시일 리는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대형 관광버스 일렬주차로 시야가 막혀버린 자하문로 보도 - 2013년 8월 27일 / CC 김한울



관광버스 문제를 푸는 해법을 주차장 확보나 노상주차장 확대 등에서 찾아서는 더 복잡한 문제만 만들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대형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 관광 일색으로 서울 관광이 획일화되어버린 문제를 같이 풀어야 합니다. 단체 관광객이 전세버스 대신 대중교통이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하거나 단체 관광을 지양할 수 있는 유도책을 고안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물론 무분별한 경찰버스 차벽 설치와 주정차 문제도 함께 근본적인 해결이 모색되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서울과 경찰의 행정에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기대하기가 어려워보입니다.


[국민일보] 서울경찰, 도심 관광버스 주차 허용 확대 - 2014년 11월 19일

경찰은 종로구 새문안로2길에 8대 주차를 새로 허용하고, 용산구 한남광장 교차로와 중구 숭례문 초입에는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을 설치한다. 중구 세종대로와 종로구 창경궁로는 모든 차량에 대해 주차를 허용하던 것을 관광버스 전용으로 바꾼다. 종로구 창의문길 및 사직로 등 2곳은 주차허용 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 등 교통 무질서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광버스 주차 특혜에 가까운 관광버스 주차장 확보에만 매진하고 있고,


[아주경제] "외래 관광객 2000만 시대 열자" 서울시-관광업계 ' 의기투합 - 2015년 8월 31일

서울시와 관광업계가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서울시는 별다른 문제 해결책 마련 없이 이젠 관광객 2000만을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시소식입니다. 이번에 사진 작품에 모델로 출연했습니다.


2002년 <습이를 살려내라>를 시작으로 조습 작가의 작품에 모델로 출연한 지 어느새 14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습 작가의 이번 개인전이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 맞은 편 인디프레스(옛 통의동우체국 건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같이 고생하며 만들어진 작품들 즐겁게 감상해주시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네이션>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관련기사] 사진작가 조습 "국민이 신경 안써도 되는 국가가 이상적" - 뉴스1 , 2016.12.11.



2016 조습 개인전


<네이션> - nation


2016.12.9. ~ 2016.12.25.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25번지 (효자로 31번지) 인디프레스



2016.5.19.



'‪#‎옥바라지‬ 골목'은 '잠재 문화재를 ‪#‎아파트‬ ‪#‎재개발‬ 을 위해 철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몰가치한 재개발과 이를 재대로 제어할 의지를 가지지 않는 (중앙, 시, 구) 정부의 문제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현장 방문 영상으로 이 문제는 '박원순 리더십'으로 완전히 뒤집어져버렸다. '현장 방문으로'가 아니라 '현장 방문 영상으로'라고 적은 것은 이 호통과 선언 이후로도 철거반은 여전히 현장을 휘젓고 다녔고 서울시는 '아니, 그게 아니고..'라는 의미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만큼 현실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오후 연대하는 이들은 옥바라지 골목 쫓겨난 길바닥에 천막을 치고 잠을 청했다. 언제 다시 부지불식간에 깡그리 철거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종일 지속되었고 서울시는 시장의 호통을 공문으로 작성해서 철거 중단의 근거로 제시하는 일을 몹시 게으르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아래는 박원순 시장 현장 방문 이후 ‪#‎서울시‬ 의 공식 입장 발표이다.

‪#‎무악동‬ 주민은 그 동안 직접 면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을 외면해 온 박원순 시장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실무자들은 구청에서 시청으로 시청에서 구청으로 줄곧 공을 떠넘겨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이 있다. '박원순'이 아니라 '옥바라지 골목'과 '싸워 온 이들'을 주목해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박원순'을 헹가레치는 사이 옥바라지 골목 쫓겨난 주민들은 여전히 다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길바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무악2구역 재개발 지구 강제퇴거 조치(“옥바라지 골목”) 관련 서울시 입장


오늘 오전 6시 40분경, 무악2구역 재개발 사업 조합 측이 행한 강제 퇴거 조치에 대해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 주민위원회 관계자들이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 강제 집행이 이뤄졌음.

이번 강제 집행은 무악 2구역 재개발 지구 재개발사업조합이 명도소송에서 승소한 후 주민들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를 요청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보냈고 주민들은 퇴거 조치 자체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사항임.

※ 강제집행을 단행한 무악2지구 재개발 시행사는 ‘무악2구역재개발조합’ 
(시공사 : 롯데건설,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 신축 예정)

오늘 박원순 시장은 무악2구역 재개발 지구의 강제집행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과의 마찰 등 불상사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음. 이후 오전 11시 40분경 현장을 방문, 비대위 관계자 및 주민들과 면담을 가졌으며 과정에서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도록 하겠다. 제가 손해 배상을 당해도 좋다”고 말한 바 있음. 이것은 사업 자체를 중단한다는 것이 아닌, 당장 철거를 중단하고 합의 없이는 더 이상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임.

서울시는 이미 2013년 2월, 재개발‧재건축‧뉴타운 정비사업 강제철거 예방 대책에 원칙을 정한 바, 그 주요내용은 정비사업 현장에서 세입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주민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조합, 가옥주, 세입자, 공무원 등이 함께 하는 사전협의체를 5번 운영하고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비사업 분쟁조정위원회를 가동해 원만한 타협 속에서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임.

이는 8년 전 전면적 강제철거로 인해 소중한 목숨이 희생된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는 박원순 시장의 철학과 일관된 도시재생 원칙에서 비롯된 것임.

금번 무악2지구 역시 사전협의체를 5번 중 3번 개최한 상황이었음. 서울시는 합의 없는 강제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철거유예공문 또한 종로구청에 4차례, 롯데건설에 한 차례 보냈고, 종로구부구청장, 조합장 3회의 면담 및 롯데건설 본사 방문도 실시한 바 있음.

금일 현장에서 박원순 시장이 발언한 내용은 재개발 사업의 절차와 권한에 대해 관계법에서 정한 절차를 넘거나 위반하는 차원이 아니라 합의 없는 강제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서울시의 도시개발 원칙을 재천명한 것으로, 향후 이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임.


2016. 5. 17(화) 서울특별시



http://factoll.com/page/news_view.php?Num=3206


어린이날은 생각 보다 급진적이다. 그 배경과 내용 면에서 그렇다. 물론 그렇지 않은 면도 꼽아보면 있겠지만, 93년 전의 생각과 말이라 치면 급진적이라 평가할 수 있는 내용과 마찬가지로 고루하다 평가할 수 있는 내용 또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마치 지금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93년 동안 어린이날은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1923년 5월 1일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조선의 어린이여 그대들에게 복이 있으라. 조선의 부형이여 그대들에게 정성이 있으라"라는 문장이 나온다. 93년이 지났음을 감안한다면 '조선의 부형들이여, 그대들에게 반성이 있으라'라는 말이 나와도 전혀 과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단적인 예로 93년전 시내(현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 12만부가 배포된 선전물의 내용에는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는 어른에 대한 당부가 나온다. 한국어를 못알아듣는 외국인에게도, 말을 못알아듣는 영아에게도 기본적으로 경어를 쓰는 입장에서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는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 뿐만 아니라 거부감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반응을 접해 온 입장에서, 물질적 풍요로 인해 자연스럽게 해결된 내용들을 제하고 실제 어린이에 대한 대우가 정말 나아진 것이 있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표면적인 태도만 해도 이러한데 그 속마음까지 따져 볼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얼마 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얼마 전 드러난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이라는 구호가 어린이도 아닌 청소년운동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것만 봐도 그렇다. 1923년 당시의 기준으로는 지금의 청소년 대부분이 어른으로 인식되었을 수 밖에 없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현실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현 시대 '어른'들에게 어린이날은 '반성'의 날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93년을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진보는 커녕 퇴행의 방증만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으니 말이다. 어린이날이 1년에 한 번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해주거나 선물 상자 쥐어주는 것으로 그 의미가 축소되거나 왜곡되어 버린 것만 해도 어린이날이 '어른들의 반성의 날'이 되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년 전, 1923년 어린이날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나의 할머니는 증손녀를 보았다. 그 '증손녀'와 함께 나는 93년 전 어린이날에 12만부의 선전물이 배포되었던 종로의 어린이날 어린이집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방정환의 집은 재개발구역으로 묶여있고, 나는 다른 재개발구역으로 이사를 마쳤다. 여전히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문화는 이 사회의 일반이 아니다. 보호와 훈육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어제오늘 SNS상에 공유된 안전 강박을 떨쳐낸 놀이터를 소개한 기사가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그런 의미에서 1923년 5월 1일 동아일보 지면을 소개한다. 1923년 어린이날을 제안한 의의와 배경을 비평적으로 곱씹으며 2016년 어린이날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대중교통과 보행환경에 있어서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는 구호처럼 '어린이가 존중되면 누구나 존중된다'는 구호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겨 봤으면 한다. 단순 보호의 대상으로서의 어린이가 아니라 존중의 대상으로서의 어린이로서.

한 세기가 지나도록 깨닫지 못했다면 반성해야 하고, 한 세기가 지나도록 변화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변화를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오늘 어린이날. 동아일보, 19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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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오 세 시부터 약 이천 명의 소년을 모여가지고 시내에서 굉장히 선전행렬을 할 계획이었으나 행렬에 대하여는 상습적으로 금지의 수단을 쓰는 조선의 경찰당국이라 어찌 허가 되기를 바라겠는가. 부득이 중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기타의 계획은 대개 예정대로 하게 되었는데 차례대로 보도하면 다음과 같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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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만 장
시내의 선전은 선전지 십이만 장을 네 구역에 나누어 가가호호에 배포할 텐데 구역은 종로를 중심으로 네 거리를 표준하여 나누어 가지고 각 구(區)를 다시 각 부(部)로 나누어 한 부에 오십 명 씩 패를 짜가지고 가가호호에 배포할 터인데 그 선전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더라.

...

어른에게 드리는 글
하나,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켜다 보아주시오.
하나,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시자고 이야기하여 주시오.
하나,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하나,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주시오.
하나,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하나, 산보와 원족(遠足)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주시오.
하나,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히 타일러주시오.
하나, 대우주의 뇌신경(腦神經)의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 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어린동무들에게
하나,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하나, 어른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하나,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말기로 합시다.
하나, 길가에서 떼를 지어 놀거나 유리 같은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하나,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하나,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하나, 입은 꼭 다물고 몸은 바르게 가지려고 합시다.

...


총선 개표 결과가 확정되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전력을 다해 뛰어왔기에 선거운동 종료 24시간 만에 받아든 결과를 어떻게 읽어내야 할 지 고민이 깊었습니다. 원내 의석 수를 세는 정당들의 발빠른 조치들에 비해 다소 느린 감은 없지 않지만 총선 이후 첫 대표단회의를 통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로 4월 30일 전국위원회 긴급 소집과 대표단 담화문으로 나왔습니다. 대표단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전해드리고자 결정의 배경을 말씀드립니다.



1. 대표단 전원이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할 무거운 결과임을 전원 공감하고 확인했습니다.


2. 그럼에도, 현 당내 상황을 감안했을 때 평가와 전망을 도출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고 당원께 거취를 묻는 것이 즉각적 사퇴 보다 책임있는 자세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3. 대표단은 논의를 통해 대표단 내 평가위원회 구성을 통한 총선 평가를 포함한 이후 계획에 대한 원안을 원점 재검토했습니다.


4. 선거 평가는 선거의 책임을 가장 무겁게 져야 할 대표단 보다 전국위원회 산하 기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옳다 판단했습니다.

5. 평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평가에 기반해 이후 당 전망을 도출하기 위한 (가칭)'평가와 전망 위원회'를 전국위원회 산하기구로 구성하여 노동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모색을 전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6. 대표단의 거취에 있어서 어느 편이 더 책임있는 자세인 지에 대해서는 전국위원회의 판단을 묻기로 했습니다.


당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노동당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유리천장 아래에서 갈래갈래 나눠가지는 득표율을 보았을 때, 지지층의 확장은 진보정당이든 대안정당이든 공히 풀어야 할 숙제로 주어진 것임을 확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나온 진보정당운동이 1기라면, 우리는 오랫동안 찾지 못한 2기 진보정당운동 시작의 실마리를 이제는 반드시 찾아내야만 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평가와 전망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에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 담화문 원문_ http://www.laborparty.kr/bd_news_comment/1680394



[대표단 담화]

뼈를 깎는 평가와 혁신을 다짐하며 당원 여러분께 드립니다.

먼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총선을 치러낸 당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원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그 힘으로 이 정도의 성과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의 어려움만을 탓하기에는 결과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어려운 조건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이를 돌파할 방법을 찾아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단의 임무였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선거결과로 대표단은 당원 여러분께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으며, 대단히 부끄럽고 죄송할 뿐입니다. 부족한 선거결과를 받아들고 당혹해 하고 계셨을 당원 여러분께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우선 사과드립니다.

거리에서, 공장에서, 시장에서, 술자리에서까지, 새벽부터 밤까지, 부족한 당 역량을 감수한 채 당을 알리고자 뛰어다니셨을 당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마음을, 대표단이 오롯이 받아 안지 못했습니다. 또한, 왜 우리에게 표를 주어야 하는지 대중적으로 설득할 방법을 찾아내고 제시해야 할 지도부의 임무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낮은 정당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노고에 호응하지 못하고 이런 뼈아픈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대표단 전원은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대표단은 현재의 결과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책임을 지기 위한 방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이는 대표단이 즉각 사퇴해야 할 정도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라는 것에 대표단 전원은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당 상황을 고려할 때 즉각적인 사퇴는 최선의 방식이 아닐 수 있으며, 또한 이는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도 아니라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에 대표단은 뼈를 깎는 평가와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선거의 제반 과정과 우리 당의 현재의 상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진행하겠습니다. 총선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엄중한 시기임을 절감하며 그에 걸맞은 평가와 혁신 및 전망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겠습니다.

이를 위해 긴급히 중앙집행위원회의를 개최하고, 4월 말 전국위원회를 개최하여 전국위원회 산하에 "(가칭) 총선 평가와 전망위원회"를 구성하여, 평가와 혁신 및 이후의 전망을 수립하기 위한 전당적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당의 현 상태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여 당의 전망을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대표단의 거취와 관련한 최종 판단은 전국위원회를 통해 묻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당원 여러분께 감사와 사죄의 마음을 전하며, 부족하지만 이 성과를 디딤돌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2016년 4월 19일
대표 구교현
부대표 김한울 안혜린 이해림 최승현


세월호 2주기를 맞아 몽키비즈니스에서 있었던 '세월호 2주기 저항퍼포먼스 <국민사직>'에서 불타는 버스의 <진혼곡>과 <행복의 나라>도 인상적이었지만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올라가자>는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 세월호 2주기 저항퍼포먼스 <국민사직> 중, 박근홍 X 주완 공연 모습 @몽키비즈니스


앞서, '2년 전 오늘' 창 밖으로 바닷속을 들여다 봐야 했던 희생자들과 광화문 광장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봐야 하는 오늘의 우리들을 무대에 올라 이야기했다.


기울어가는 배 안에서 창 밖으로 바닷속이 보이던 순간,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비가 우리를 물에 잠기게 하고 심지어 모두를 쓸어가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할 수 없는 것 처럼 그래도 저 밖에 경비정이 떠있으니 곧 평생에 없을 희귀한 경험을 두고두고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나는 회의주의자도, 염세주의자도 아니다. 그렇기에 한 정당의 부대표로 있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후보로 발이 닳도록 뛰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안도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은 단순히 노동당이 원내 의석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현실인식 탓이다.


위기는 예상치 못한 순간 닥쳐올 때 가장 위험하다. 오늘 김종인 대표가 세월호 행사에 있어서 공식적인 당의 참여는 없다고 발표하고 개인적으로 추모 행렬에 선 후에, 정치적 쟁점화를 우려해서 당적 참여를 배제하고 예정에 따라 개인적으로 참여했다는 지지자들의 글과 기사가 올라왔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놀라운 리더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읽어야 하는 것은 그 얕은 너머에 있다. 바로 그가 우려했다고 하는 '정치적 쟁점화' 말이다. 20대 국회는 3당 체제가 되었고,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이 첫 일성으로 '세월호특별법'을 먼저 들고 나왔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된 바 없지만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의지만 있다면 '정치적 쟁점화' 따위는 19대 국회 과반의석 새누리당과 같이 돌파하기 쉬운 환경이 갖추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김종인 대표가 '정치적 쟁점화'를 피해가기 위한 정치적 포석을 두고 있다는 해석은 너무나 느슨하다. 단순히 추모 행렬에 서 있었는가 아닌가만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황 해결의 의지를 누가 가지고 있는가를 드러내는가를 먼저 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먼저 들고 나온 세월호특별법 개정에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먼저 경계하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하나의 가능성은 세월호를 새누리당과의 정치적 거래의 카드로 살려두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당 조차 일성으로 들고 나온 세월호 문제를 오히려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며 개인적 참가로 얼버무리는 일은 달리 설명되기 어렵다.


다음으로, 이후 정치적 행보-다시 말해 대선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서 세월호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불리하므로 적당히 완급을 조절해야 하는 문제로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이다. '정치적 쟁점화'가 두려울 일은 대선 외에 무엇이 있겠나.


결국 우리가 듣고 있는 저 빗소리가 단순히 봄가뭄 걱정 없이 봄으로 들어서는 낭보가 아니라 어느 순간 차올라 우리를 물에 잠기게 만들지도 모르는 비극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졸이고 있다. 새누리당 과반 의석 확보 실패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없는 것다는 사실 때문이다.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올라가자>는 끊임없이 "올라가자"를 반복하며 2년이 지나도록 진도 앞바다에 잠겨 있을 수 밖에 없는 아홉 명의 외침을 듣게 했다. 천장 구조물을 잡고 '올라가자' 외칠 때 마다, 슬픔이 차올라 숨을 쉬기 힘들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끊이지 않는 외침을 나의 슬픔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20대 국회와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외쳐야 한다. 그들이 가만히 있는 우리들의 요구와 희망을 조용히 들어주리라는 기대에 갖혀있어서는 안된다. 수면 위의 경비정을 믿을 수 밖에 없었던 희생자들의 슬픔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삶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때다.


 세월호 2주기 기억·약속·행동 문화제 @광화문광장


안녕하십니까.

김한울입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정치 일번지’라 불리는 종로에서, 지역 의제와 삶의 정치를 앞세워 내걸고 뛰었습니다. ‘삶의 일번지 종로의 봄 김한울’이라는 이름으로 맘편히 장사하고, 살고, 일하고, 걷고, 함께사는 종로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낡은 ‘정치 일번지’가 아니라 ‘삶의 일번지’가 되어야 한다 말씀드렸습니다. 언론도, 여론조사도 비추지 않아 가게 마다 골목 마다 발로 뛰며 선거운동 하느라 봄 볕에 어느새 얼굴빛이 타버렸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자 청해주신 분들, 주먹 불끈 쥐며 응원해주신 분들, 노동자가 잘 살아야 진짜 잘사는 세상이라며 안아주신 분, 기운 내라며 음료와 음식이 든 봉투를 건네주신 분들을 매일같이 만났습니다.


진보정당 선거 사상 최소득표 기록이 나온 듯 합니다. 0.41%, 353표의 득표가 최종 개표결과로 나왔습니다. 선거 막바지에 오세훈 낙선 바람이 불며, 새누리 과반의석 저지의 바람이 불며 ‘노동당과 김한울을 지지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씀을 종종 듣기도 했습니다만, 이는 제게 전하는 위로일 수는 있어도 저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김한울을, 노동당을 찍어야만 할 단단한 이유를 확인시켜드리지 못한 것은 온전히 저의 부족이고 저의 책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종로의 노동당 정당비례대표 득표율 역시 저의 득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주신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에 맞는 반성과 실천을 도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치를 수 있는 선거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그 지지와 응원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후보로서의 책임 뿐만 아니라 노동당 대표단의 한 사람으로서도 그 책임을 무겁게 느낍니다.


선거 목표의 달성 여부를 넘어 노동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개표 결과는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진보정당 운동을 반성적으로 철저히 평가하고 새로운 전망 위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시대를 시작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진보정당은, 노동당은 선택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희망의 대안과 무관해질 수도 있다는 냉혹한 판단 앞에 서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2기 진보정당운동’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모습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하는 사이, 사실상 유일한 진보정당으로 남은 노동당은 대안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왔고, 끝내 4월 13일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습니다.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그 반성을 토대로 노동당 운동이 진보정당 운동의 2기를 밝혀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한다는 과제를 확인합니다. 그를 통해 노동당 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시대를 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책임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다른 정치의 가능성은 아득히 먼 미래의 공상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평가와 반성을 통한 당 운동의 혁신이라는 과제를 숙명처럼 끌어안겠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가는 데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오래된 습관에 얽메이지 않겠습니다. 모든 것을 다시 고민하고 다시 쌓아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최소득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진보정치의 마지노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열어갈 미래를 위해 꿋꿋이 표를 던져준 지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책임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선거 공약 보다 더 큰 약속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선택을 바라는 약속이 아니라 존재 의의를 지키기 위한 다짐에 더 가깝습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사회를, 국가를 재구성하기 앞서 스스로를 재구성하겠습니다. 저 자신을, 노동당을, 진보정당 운동을 단단히 다시 쌓아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멀리서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여러분, 노동당을 통해 함께 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당원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드는 일에 함게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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