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종로 관수동 고시원에 불이 났다. 심폐소생 과정애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 종로의 이면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3층 규모 건물의 2~3층에 50명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종로 곳곳에는 오래된 건물 비좁은 계단 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고시원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낡은 고층 건물 꼭대기 층 근처에 게스트 하우스가 있기도 하고, 종로 대로변은 임대료 문제로 낡은 건물 4~5층에 위치한 경우도 있다. 하나같이 화재에 취약하다.
이름만 고시원일 뿐 고시원은 이미 쪽방의 새로운 이름이다. 보도를 보면 사상자의 대부분은 40~60대 노동자다.
이 즈음 되면 위험한 낡은 건물 허물고 재개발 재건축 이야기도 나올법 하다. 그렇게 되면 낡은 고시원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주거복지 취약층은 눌린 풍선처럼 다른 취약 주거를 찾아 이동할 수 밖에 없다. 이명박 시절 과잉공급으로 종로지역 빌딩 공실률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자본의 편에서 시장에만 맡겨두었던, 주거-상업-산업을 관통하는 도심지 공간정책이 완전한 실패에 이른 것이다.
화재 건물 바로 맞은 편에는 ‘전태일노동복합시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한창이다. 뒤늦게나마 이번 희생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거대한 도시 서울의 구도심을 빈과 부가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전시장으로만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라도.
희생자의 명복과 부상자의 쾌유를 빈다. 도심 공간의 쾌유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