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형장 첫 언론 공개...찬반 논란 - YTN, 2010.8.27.

일본에서는 어제인 27일, 전국의 7개 사형장 중 도쿄도 가츠시카(葛飾)구에 있는 도쿄구치소의 사형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한국 언론은 사형장 공개 경위에 덧붙여 대한민국이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거나 사형장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포함된 사진 보도로 대체했다.

반면 마이니치 신문의 경우에는 사형장으로 가는 과정과 사형장에 들어가는 절차를 통해 사형장의 구조와 분위기를 자세히 전하고 있다.

刑場初公開:生と死分ける「踏み板」 執行室14畳 - 마이니치신문, 2010.8.28.
형장 최초 공개:삶과 죽음을 가르는 「발판」  집행실 7평


이번 사형장 공개를 통해 치바 케이코(千葉景子) 법무대신은 사형제도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주문한다. 마이니치의 보도에서 촛점을 맞추는 것은 오히려 사형집행관의 심리적 부담 쪽이었다.

일본에서 국내 소식을 다루는 비중과 한국에서 해외 소식을 다루는 비중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국내 보도 건수나 비중에 비해 일반의 관심은 일본 국내 못지 않아 보인다.

김영삼 정권의 마지막 겨울에 집행 된 이래로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사형제 폐지 운동은 힘을 얻는 듯 했다. 여기엔 <데드 맨 워킹>이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같은 영화의 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연이은 연쇄살인과 조두순, 김길태와 같은 아동성폭행 범죄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사형 집행에 대한 요구는 물론 사형제도 보다 더 끔찍한 형벌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런 논란이 다시 떠오를 때 마다 이 사회가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복수심에 가득 차 들끓고 있는 용광로 처럼 느껴진다.

사형이라는 제도를 생각할 때 그 제도 자체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범죄자의 행위를 떠올려 복수심의 날을 가는 행위가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국가 원수가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수류탄을 던져 암살을 기도한 자가 결국 암살에 실패하고 체포되어 사형대에서 생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다.

그의 사형이 집행 된 곳은 이번에 공개된 도쿄 구치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쿄 이치가야(市谷)형무소였고 그 사형수의 이름은 이봉창이었다.

일본의 사형장이 공개됐다는 뉴스와 그 뉴스에 달린 분노에 들끓는 댓글들을 보고있노라니 사형제 존폐 논쟁과는 상관 없이 그의 죽음이 떠올랐다.

(20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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