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유치원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시작됐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각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평가로, 교사 상호 평가와 학생 보호자의 교사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유치원에서는 시행하지 않던 것이 확대시행되며 유치원도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몇 달 전 유치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위원 참여 신청을 요청하는 통신문이 왔길래 신청했고, 총 3명의 재원아동 보호자 위원 중 자발적 신청은 나 혼자 뿐임을 확인하고 이후에 두 명의 위원을 더하여 지난 달 조촐한 위촉식을 겸한 평가 심의회의가 유치원에서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법률을 대략 검토하고 갔는데, (어린이집 운영위원회도 마찬가지지만) 법률은 상당히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인 제도 시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회의 현장에서 실제 평가가 진행되는 방식 등이 안내되어 자세히 살펴보니 이처럼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형식적이고 소모적인 평가가 일선 교사의 스트레스와 업무과중을 감당하면서 지속되어 오고 있었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였다. 내색하지는 않지만 실무를 감당함과 동시에 동료 교사는 물론 위아래 할 것 없이 서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사실상 상벌에 해당하는 연수가 부과되기도 한다니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원아의 보호자 입장에서는 실제 원내 생활을 늘 지켜보고 있는 것도 아니니 평가가 던지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보니, 실제 평가 참여율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차라리 기관별로 교사들이 교과나 교수법 연구모임을 세미나형식으로 진행하고 이러한 과정에 평가위원들이 참여하여 나름의 방식으로 연구하고 평가하는 것이 나아보였다. 각 기관별로 평가의 기준도 표준화되지 않았으면서, 사실상 상벌에 해당하는 내용을 암시하면서 일선에 스트레스를 주는지 이해 불가였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사라져야 한다

 

꼭 유지해야 하는 지금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어디엔가 꼭꼭 숨어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이대로 지속되는 것은 정말 아무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무관심의 가운데에서 서로에게 고통만 가중하는 가혹한 일에 불과하다. 이미 시도교육감협의회 조차도 교육부에 폐지를 건의하기로 한 게 1년 전이다. 기사만 놓고 보면 교육부가 너무나 방관적이다

 

당장 2019학년도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진행될 것이다. 누군가는 후하게 주고, 뭔가 불만이 있으면 박하게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객관적 평가 척도로 인정될 만한 근거는 전혀 없어 보인다. 제도와 현장의 문제점 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서 개개인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평가 참여율이 낮으면 또 낮은대로 교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소모적으로 빼앗길 것이다

 

그러니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응해야 하는 모든 분들은 적극적으로 평가에 참여하되, 질문을 읽지 않고 무조건 만점을 주는 것이 어떨까. 아무 의미 없는 평가이니, 아무 의미 없는 결과로 항의하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게 한 명의 응답자로서 고민하여 다다른 결과다



*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촉구…"얼굴도 모르는 선생님 평가라니"(2019.11.6.)

https://www.nocutnews.co.kr/news/5239004?fbclid=IwAR1YLEvLL2Kl2WmAJf2fsUqhjfVPI3NYRMtqaybw-iw5o96dZOvkmkozbRI

 

* 교육감협의회 "교원평가, 시도교육청평가 폐지" 건의(2018.11.23.)

http://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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