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사직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필운대로 역사문화의거리 조성 및 지하주차장 건설 주민설명회' 발표 자료입니다. 발표 자료는 서촌꼬뮤니따 혁이네 구자혁 님께서 종로구청에 청구하여 받은 것을 공유합니다. 구자혁 님께 감사드립니다.


필운대로 자료.pdf


구체적인 내용 이전에 사업의 맥락 면에서 간략히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차장 중심으로 주객이 전도된 사업

최초 사업은 서울시의 보도환경개선사업으로 전주지중화와 함께 계획되고 있던 것이 종로구청의 지하주차장 신설이 포함되며 본격적으로 이슈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봇대를 지하에 매설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필운대로를 걷기 좋게 바꾸자는 의도는 엉뚱하게 주객이 전도되며 내용 면에서나 예산 면에서나 서촌을 더욱 관광지처럼 꾸미기 위해 무리하게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계획처럼 되어버린 것입니다.




역사정체성 측면에서 필운대로 강점 있나

사업 추진 배경에서 밝히고 있는 역사적 가치 면을 고려할 때, 과연 필운대로가 역사적 특성을 가장 잘 지닌 곳인지 의문입니다. 서촌의 대표 역사문화가로를 꼽는다면 사업 대상지는 필운대로가 아니라 옥인길에서 시작되어 청계천으로 향해 흐르는 길이 더욱 타당합니다. 물길을 따라 구불구불 내려오는 길은 서촌의 주민은 물론 방문하는 분들도 가장 많이 걷는 길입니다. 걷기 좋은 옛 길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장소 중에 역사적 가치를 꼽는다면 누하동 오거리가 있습니다. 누하동 오거리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나의사랑 문화유산'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나의사랑 문화유산 캠페인 현장심사 대상지 발표' - 2013.9.30.


필운대로는 서촌의 길 중에 가장 최근에 생긴 길에 속합니다. 90년대에 구불구불한 골목과 집들을 철거하고 새로 개통한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된 길입니다. 이 측면에서 필운대로가 보행자 중심의 길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을 반드시 그 길 아래에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주차난 문제는 근본적 대안이 필요


주차문제는 종로구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주택지는 더욱 심각합니다. 그래서 주차장을 확충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을 어느 정도 추가로 확보할 수는 있어도 주차장 확충으로 주차난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도시 관찰하기] 서촌을 서촌대로,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사업 추진을 바라보며 - 2016.5.27.




있던 주차장 없애고 새로운 주차장을 비싸게 만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


발표자료를 보면 지하주차장 설치가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안인 것 처럼 설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주차 불편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맞지만 이 사업이 주차난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이 사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모순입니다.



사업 배경에서는 친환경적인 대안을 적용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업 전과 후를 비교하면 주차장이 조금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금' 늘어난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업 예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업비를 추가되는 주차면 수로 나누어 주차면당 투입예산을 계산해보면 주차장 한 면을 더 늘이기 위해 2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걷기 좋아진다는 좋은 변화를 위해 감내하기에는 너무나 비싸고 비효율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4월 1일 종로구의회 100분 간담회


필운대로 지하주차장 문제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로구의회와 처음으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4월 1일(토) 오후 3시 종로구청 내의 종로구의회 건설복지위원회실에서 열립니다.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의견 가진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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