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노동당의 새로운 길, 함께 열고 싶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2015년 6월 정기당대회와 2016년 1월 전국위원회를 거쳐 <총선기본계획>과 <총선종합계획>를 수립했습니다. 당원 여러분이 당에 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의 반면에는 진성 당원 제도에 기반을 둔 진보 정당으로서 당원의 의사를 꾸준히 수렴하고자 노력하고 종합하여 공식 의결한 계획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껴도 좋은 계획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부족한 점 안에 발전의 가능성도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이 <총선기본계획>과 <총선종합계획>의 내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설계도 그 설계에 맞게 시행하지 못하면 소용없듯이, 내용과 더불어 실천 과정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저, 김한울은 종로구에서 노동당 후보로서 이번 총선을 치르고자 합니다


종로는 여러 의미가 있는 공간입니다. 해방 이후 폭발적으로 팽창한 수도 서울의 출발점이 된 곳이기에, 서울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전국적으로 인지도 높은 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겨루는 곳답게 ‘정치 1번지'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심장인 청와대와 정부청사가 있고, 빼앗긴 이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는 광화문 광장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종로는 저의 활동 공간이기도 합니다. ‘종로에도 사람이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여기도 사람이 있습니다'. 골목마다 케이블노동자, 검침노동자, 택배노동자, 돌봄노동자, 알바 노동자 등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노동의 현장입니다. 본사 사무실이 많아 투쟁사업장의 농성장도 드물지 않습니다.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종로를 터전으로 삼는 상가임차인과 주거세입자에게 최근 유행어처럼 번진 ‘젠트리피케이션'은 한겨울 살 에는 바람처럼 사무치고 있습니다.


광장에서, 골목에서, 삶의 현장 곳곳에서 우리의 꿈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쉼 없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향한 분노에 차벽으로 답하는 풍경은 명백히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입니다. 이는 우리가 지닌 물음의 답이 최소한 지금의 청와대와 국회에는 없다는 사실을 재삼 일깨워줍니다. 삶과 정치는 모두 벼랑 앞에 서 있습니다. 삶과 정치 모두를 바꾸는 일은 이제 노동당의 책임이 되었습니다.


종로는 제 삶의 현장이고, 저는 그 현장에서 뛰었습니다. 종로는 지역의 문제에서 한국정치의 문제까지 제 삶과 활동이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당원과 함께, 주민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실천했습니다. 함께 지나온 길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그 책임을 무겁게 지고 종로에 서겠습니다.



뒤집어 진 한국 사회를 바로 세웁시다, 한국 사회를 바꿉시다


‘필리버스터’는 유권자들이 국회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국회 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대변자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은 뜨거운 지지와 응원으로 국회 방청석을 메웠습니다. 하지만 그 꿈 같은 시간은 오래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97년 전, 전국 곳곳에서 뜨거운 외침과 저항으로 터져나온 3.1운동이 있었습니다. 그 3.1절의 자정을 기해 언론은 필리버스터 중단 속보를 내보냈습니다.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반대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 박근혜 정권과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던 필리버스터는 야당 국회의원들만의 것이 아니었음에도 야당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협상을 수단으로 던져버렸습니다. 필리버스터를 촉발시켰던 테러방지법은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고 제한없이 감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원내 야당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테러방지법을 협상의 테이블 위에 올렸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나의 정치적 권리’를 누가 대변하고 또한 대의하고 있습니까?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는 동안 국회에 박수를 보내던 유권자들은 갑작스럽게 꿈에서 쫓겨나 당황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국회에 의해 테러당했습니다.


우리가 막아야 할 테러는 국회 안의 낡은 정치가 권력의 주인인 국민에게 가하는 정치적 테러입니다. 청와대에 민주주의가 있습니까? 국회에 민주주의가 있습니까? 독재의 망령에 휩싸인 채 권력에 취한 대통령과, 유권자의 지지를 협상의 카드로 팔아넘기는 야당이 민주주의의 원칙 앞에 무엇이 다릅니까?


가계부채 1200조원이 전 국민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사이, 기업은 사내유보금 70조원이라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일하는 국민은 빚에 허덕이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빼앗는 기업은 돈 방석에 앉는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약탈' 뿐입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재벌의 경제성장일 뿐, 결코 국민의 경제성장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를 되찾고 약탈을 거부해야 합니다. 이것이 광장에 던져진 수많은 물음에 대한 답입니다. 한국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뒤집어진 세상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진보 정치의 낡은 관성과 이별하고 새로운 여정에 나섭시다


우리에게 선거는 수확의 기회가 아닙니다. 유권자의 눈을 흐리는 얕은 꾀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얻어낼 수가 없습니다.  선거법 개정 지연에 대한 부당한 책임 추궁이 두려워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더불어민주당은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얕은 꾀로는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달라야 합니다. 진보정치조차 벗어나지 못했던 근시안적인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운 좋게 바람을 타고 당선되는 꿈이나 오염된 ‘정치’를 등지고 독야청청하겠다는 반정치적인 변명 모두를 넘어서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반복되고 있는 오류를 답습하거나 소심하게 변주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들과 다르게 만들어진 우리의 방법을 통해 기존의 질서 자체를 바꾸어내는 도전을 해야 합니다.



다시 출발선 위에 섰습니다


우리가 결정한 <총선기본계획>과 <총선종합계획>이 그 출발선입니다. 무조건적인 출마 전략이 아닌 전략지역구와 의제연동형 비례전략은 그 기본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총선은 지금까지 뿌린 씨앗의 열매를 거두는 수확이라기 보다는 노동당이 앞으로 보여주고 나아가야 할 실천의 첫 단추를 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가 먼저 다르게 시작하는 근본적인 전략의 전환이 될 것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어느 누구도 단 한 사람의 힘 만으로는 큰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후보로 나서는 저, 김한울 한 사람의 힘 역시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노동당의 길을 믿고 나아가고자 하는 당원들이기 있기에 자신있게 나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티끌에 바래지 않는 꿈이 있기에 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희망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함께 합시다.



2016년 3월 4일


노동당 종로지역구 예비후보 김한울 드림


서울시가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구역 개발행위허가제한(안)'을 가결시키면서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골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한옥지정구역 건폐율 60% → 70%

● 건축물 높이 16m 이하로 제한

● 비주거용도 건축물 신.증축 금지

● 주택을 음식점으로 바꾸는 용도변경 금지(젠트리피케이션 억제)


용도변경 금지는 젠트리피케이션 억제 보다는 상업화 억제라고 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주거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세세한 결정 사항을 따져 볼 일이긴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는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이 안을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서울시청 쪽에서 자문의뢰를 받아 안을 검토하는 협의회의에 수차례 참석하며 적극적으로 개진한 의견이 상당수 받아들여진 점에서는 무척 기쁜 마음입니다. 이 대책으로 더 이상 폐지줍는 노인분들을 비롯한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오래 정붙이고 살아온 동네를 떠나는 일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바랄 따릅입니다.


급격한 젠트리피케이션을 억제하고 도심 주거 공동화를 막기 위해서는 주거 공간의 공급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주거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면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인구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 유입되는 주거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주공간 확대 방안을 함께 관철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과 대책의 맥락은 사실 종로 전지역에 일괄 적용이 시급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서촌 지역에 특화된 것들이기에 각 지역에 따라 상당부분 조정이 되어야 하겠지만, 상업화에 토박이들이 밀려나는 일을 방지하고 거주 인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지가상승을 억제하거나 상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종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대동소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서촌의 매동초등학교는 물론이고 북촌 일대의 재동초등학교와 교동초등학교도 학생수 감소로 폐교 혹은 통폐합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 여러 해 전입니다. 단순히 인구가 감소하니 그에 맞춰 공공 인프라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인구가 감소하는 원인을 찾고 그에 맞춰 인구 유지 혹은 확대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종로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의 (동문이기도 한) 학부모님들이 폐교 혹은 통폐합을 막기 위해 애쓰고 계십니다. 이들 학교는 설립년도가 각각 1894년(교동초), 1895년(매동초, 재동초)입니다. 지금까지 역사유산은 늘 박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지금도 여전히 학생들이 매일 등하교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역사유산인 셈입니다.


살아있는 역사유산인 종로가 그 역사를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종로 전역에 '제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지원'하는 대책까지 잘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 해당 기사

[한겨레]서울 서촌 한옥마을 상업화 일단 제동 - 2015.2.5.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76979.html

2009년 오늘이었습니다. 출근길에 뉴스를 통해 전해지던 현장에서는 세입자의 목숨이 불길 속에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입을 열면 김이 나던 추운 날씨에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아야 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어 옵니다.


7년 전의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석기와 서울시장 오세훈은 경주와 종로에서 20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종로에는 통영생선구이, 파리바게뜨 효자점, 인영사, 아랑졸띠가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채 쫓겨났거나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이웃들은 일일이 꼽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우리 곁에 많습니다.


7년이 지난 오늘, 모스크바 보다 춥다하는 날씨에도 내자동 통영생선구이 앞과 통인동 파리바게뜨 효자점 건물주의 사무실 앞에서는 쫓겨나지 않겠다는 외침이 차가운 하늘 위로 울려 퍼졌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용산으로부터 배우지 못했습니다. 다섯 목숨을 앗아간 저 뜨거운 불길처럼 뜨거운 싸움으로 2016년 1월의 추위를 녹여야만 하는 평범한 상인들과 세입자들의 처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빼앗기고 쫓겨나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더 이상 소리없이 빼앗기고 쫓겨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일 한 만큼 풍요로운 세상, 소유로 노동을 진압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손발을 묶어놓는 혹독한 추위에도 여전히 뜨거운 7년 전의 남일당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2016.1.20.



강제집행에 맞서 가게를 지키고 있는 통영생선구이와 함께 가게를 지키고 계신 동신미곡상회 사장님



금천교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중 하나인 동신미곡상회의 모습



2년 전, 쫓겨나지 않기 위해 싸워서 상생을 이룬 청진동 신신원 신금수 사장님의 언론 인터뷰

강제집행 위기에 있는 파리바게뜨 효자점과 인영사 세탁소의 건물주 부부가 경영하는 삼화공영(참여연대 건물 맞은 편) 사무실 앞에서의 집회



2009년 1월 20일 아침, 용산구 남일당 옥상의 망루가 불타는 가운데 컨테이너로 진압에 나선 경찰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최광모 CC BY-SA 4.0

종로2가 YMCA 뒷편으로 가면 <삼숙이라면>이라는 라면집이 있습니다. 그 가게 앞 골목이 '가장 좁은 골목길'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연지동에도 그에 못지 않은 좁고 긴 골목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폭도 더 좁고 길이도 더 긴 것 같습니다. 연지동 동네 분들은 알아차리실까요?


많이 알려지면 방문객으로 몸살을 앓는 게 요즘 종로의 골칫거리인 만큼, 동이름만 알려드리고 어디인지는 비밀에 부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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